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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씨 뿌리는 자 비유 (마13:1~17)

by 멧풀다솜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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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연설 중 세 번째 연설이다. 이 연설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와 예수님 안에서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라는 주제를 다양한 비유로 펼쳐진다.

 

 갈릴리 바닷가에 예수님이 앉으셨다.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 그들을 마주 보고 앉는 것은 유대인들의 가르치는 행위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여들어 소란스러웠다. 예수님은 바닷가에 있어 배에 올라타 앉으시자 소란이 잦아들고, 사람들은 바닷가에 서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시작한다.

 

 예수님의 눈에 아마도 씨를 뿌리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시는 비유로 먼저  그 유명한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신다. 이 비유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비유이다. 비유의 내용은 단순하다.

 

 어떤 사람이 씨를 뿌렸는데 더러는 길 가에 떨어져 새들이 금방 먹어버리고, 더러는 돌밭에 떨어져 싹이 나오다가 말라죽어버렸으며, 또 어떤 씨들은 가시덤불에 떨어져 제대로 자라지 못하였지만,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들은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결실을 맺는다는 말씀.

 

 이 말씀은 참 이해하기 어려웠다. 씨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도 알겠고, 다음 본문(18~23절)에서 예수님이 직접 이 비유를 풀어서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그 의미는 알겠으나, 문제는 왜 씨를 뿌리는 사람은 좋은 땅에 뿌리지 않고 돌밭이나 길 가, 가시덤불에 뿌리는가 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좋은 밭 뿐만 아니라 길 가, 가시덤불, 돌 밭 등 어디에나 뿌려진다. 복음은 어떤 사람에게든 가리지 않고 전해지며 들려진다. 그러나 복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밭은 다양하다. 그 밭들이 어떻게 복음을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결실을 맺기도 하고, 결실을 맺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헤럴드 코핑(1863~1932), 씨 뿌리는 사람

 영국의 삽화가 헤럴드 코핑은 성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삽화들을 그렸다. 그의 그림 '씨 뿌리는 사람'을 보면 유대인들이 씨를 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갈릴리 지역은 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땅이 부족하고 대부분 돌밭이 많다. 그래서 씨를 뿌리기 위해서는 먼저 밭에 있는 큰 돌들을 밭 가장자리로 치워 나즈막한 돌담처럼 밭의 경계를 세운 다음에 씨를 바람에 흩뿌리는 형태로 씨를 뿌린다. 그러다 보면 씨가 바람에 날려 자라기 좋은 흙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더러는 밭 가장자리 돌밭에 떨어지거나 가시덤불에 떨어지기도 한다. 때문에 예수님의 이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갈릴리 지역에 있던 유대인들이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너무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것이 하나님 나라와 어떤 연관이 있고, 그 비유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다. 그래서 제자들이 예수님이께 질문한다.

선생님, 왜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사람들이 그것을 이해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대답을 하신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들에겐 허락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허락된 것은 아니다. 무릇 복음을 받을 준비가 된 사람은 말씀을 받아 더 넉넉하게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있는 것 마저 빼앗길 것이다.
 내가 비유로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은 이사야의 예언이 성취된 것이다.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백성들이 마음이 완악해져서 듣지 않으려 하고, 보지 않으려 하니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달아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너희는 보고 들으니 복이 있다. 많은 선지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보고자 하여도 보지 못했고, 듣고자 하여도 듣지 못하였느니라.

 천국의 비밀, 복음은 모든 사람에게 전해지지만 그것을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허락된' 사람들이다. (11절, 16절) 그리고 허락된 사람들은 더욱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12절) 그리고 이것은 이사야서에서 이미 예언된 일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가서 이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할 것이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리라 하여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 염려하건대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 다시 돌아와 고침을 받을까 하노라 (사6:9~10)

 

 나에게는 복음이 허락되었을까?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하신 비유를 이해하지 못하여 질문을 하였을 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비유를 풀어서 설명해 주셨다. 아마도 어떤 이들은 예수님의 비유를 듣고 그런가 보다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알고자 하였고, 그래서 예수님께 질문하여 대답을 들었다.

 

 말씀을 대하는 나의 태도 또한 그러해야 할 것이다. 이 말씀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고, 이 말씀에서 내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성령님의 도우심을 의지하여 깨달아 알 수 있도록 기도하며 말씀을 묵상하여야겠다. 그것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바람직한 태도이리라. 지식적으로 알고 넘어가려 말고, 말씀이 내 삶 가운데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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