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설명해 주신다.
복음을 듣고도 깨닫지 못할 때에는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가는데 이것은 길 가에 뿌려진 씨와 같다. 말씀을 기쁨으로 받았으나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고 환란이나 박해에 넘어지는 자는 돌밭에 뿌려진 씨와 같으며, 말씀을 들었지만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열매 맺지 못하는 사람은 가시떨기에 뿌려진 씨와 같다.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의 열매를 맺는 사람은 좋은 땅에 뿌려진 씨와 같아서 경우에 따라 백 배, 육십 배, 삼십 배의 열매를 맺는 것과 같다.
씨 뿌리는 자의 비유를 설명하신 예수님은 이어서 알곡과 가라지의 비유를 들어 천국을 설명하신다.
어떤 사람이 좋은 씨를 자기 밭에 뿌렸는데, 원수가 와서 밭을 망치기 위해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한글 성경에서 '가라지'로 번역된 헬라어 'zizanion'은 잡초가 아니라 '독보리'를 나타낸다. 이 독보리는 밀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 아니라 자라는 속도도 비슷하여 자라고 있는 동안에는 밀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열매를 맺을 때 구분이 되는데 독보리는 황금색으로 열매 맺는 밀과 달리 검은색의 열매를 맺어서 추수 때가 되면 쉽게 구분이 되어 모아서 땔감으로 사용하게 된다.
밭 주인의 종들이 가라지가 생긴 것을 보고는 이것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인에게 묻는데 주인은 이 가라지가 어디에서 난 것인지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28절) 그리고 종들과 달리 태연하게 그대로 두었다가 추수 때가 되면 구분해 내자 말한다.
두말 할 것 없이 좋은 씨-밀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믿는 제자들을 말한다. 그럼 독보리-가라지는 무엇일까? 밀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땔감으로 밖에는 쓸모가 없는 이 독보리는 아마도 예수님을 거부하고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대인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열매를 맺기 전 까지는 밀처럼 보이고 구분도 쉽지 않다. 그래서 섣부르게 이 가라지들을 뽑으려 한다면 밀까지 뽑게 되거나 뽑는 과정에서 밀의 뿌리가 잡고 있는 흙이 약해져 밀이 자라는데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주일이면 교회에 나가고, 성경공부도 하고, 교회에서 이런 저런 봉사도 하고, 또 묵상을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영락없는 믿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나무는 열매로' 알 수 있듯이 그 사람의 믿음의 여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실뿐이다. 쉽게 정죄하려 들 수 없고, 혹 정말 믿음이 없는 '가라지'와 같은 사람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음은 오늘 예수님의 비유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교회 안에 가라지는 반드시 있다. 그리고 가라지의 존재를 하나님도 알고 계시다. 하나님이 뿌린 씨가 있고, 원수가 뿌린 가라지가 섞여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좋은 씨와 가라지는 결국 열매를 맺을 때(마지막 때)에 불에 사르는 땔감이 되거나 곳간(천국)에 들어가는 곡식이 될 것이다.
말씀이 내 삶에서 좋은 열매로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말씀을 듣고 깨달으며(19절), 어려움 가운데도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고(20~21절),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 때문에 말씀대로 사는 삶을 버리지 않으며(22절), 말씀이 열매가 되기 위해 하나님을 의지하고 기도하며 한 걸음씩 나가는 수 밖에. 내가 가라지가 아닌 좋은 열매를 맺는 밀이기를 소망하며...
'묵상(Q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의심하였느냐 (마14:22~36) (0) | 2023.02.28 |
---|---|
하나님 나라의 확장 (마13:31~43) (0) | 2023.02.24 |
씨 뿌리는 자 비유 (마13:1~17) (0) | 2023.02.22 |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마12:38~50) (0) | 2023.02.21 |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 (마12:31~37) (0) | 2023.02.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