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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고요? (마 6:19~34)

by 멧풀다솜 2019.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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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한다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며,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구하라는 것이다. 다른 신을 섬기는 것 처럼 많은 말을 할 필요도 없고 은밀한 중에 들으시는 하나님께 천국을 구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기도문은 오늘 본문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하고 계신다.


 일반적으로 종교에서 기도를 통해 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마음의 평안, 부와 명예, 승리 등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크고 실질적인 것이 아무래도 재물일 듯 싶다. 이사를 가는 곳 마다 팥을 뿌린다던지, 집터를 고르기 위해 점집을 찾는다던지, 자손이 잘되기를 바라면서 작명소를 찾아 좋다는 이름으로 바꾼다던지....


 예수님은 이러한 일체의 것들을 부질없는 것이라 말씀하신다. 재물을 모으고 쌓아봤자 도둑이 들면 그만이고, 오히려 재물을 모으기 위해 마음을 지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 말씀하신다.


 먹고 마시는 문제, 입는 옷의 문제를 고민하고 애써봐야 소용이 없다. 하늘의 새도, 들의 백합화도 하나님은 먹이시고 입히시는데 하물며 천하보다 귀한 사람을 하나님이 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니 그런 것들을 고민하고 구할 필요가 없다 말씀하신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한다면 하나님이 나머지 것들을 다 채워주실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


 오늘 본문 말씀처럼 공허하게 들리는 말씀이 있었던가?

 차라리 공중의 새는 고사하고, 간혹 동네에서 보이는 캣맘들이 놓고가는 먹이를 먹는 길고양이가 부러울때도 있다. 마음 놓고 하늘을 나는 새들이 부럽기도 하고, 이런 저런 고민 없이 그저 피어있는 들꽃이 부러울때도 있다.


 대단한 부요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질을 탐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런데 그 물질에 마음쓰지 않으면 나머지는 하나님이 채워주신다고? 정말? 믿기지 않는다.


 염려함으로 키를 늘릴 수 없으니 부질 없는 염려를 하지 말라 하시지만, 기도만으로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 않으니 역시 공허하긴 매 한가지다. 차라리 염려하고 염려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방법을 찾아 조금이라도 벌어들이는게 더 현명하지 않을까?


 이런 현실적인 고민들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내게 그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물은 당장 먹고사는 문제이지만,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어따 써먹으라고?


 예수님의 요구는 너무 무리한 요구이다. 받아들이기 어렵다. 차라리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게 속 편할 듯 싶다. 그냥 이땅이 무너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빨리 왔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이 땅에서 내가 고민하고 염려하는 것들이 모두 부질없는 그 하나님 나라로 빨리 갔으면 좋겠다.


 하나님,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머리로는 무슨 말씀인지 알겠는데, 어렴풋이나마 뭘 하라는 것인지 알겠는데. 참 어렵다고요. 힘들다고요. 무리라고요. 죽겠다고요. 그래서 오늘 주신 하나님 말씀은 적용하기가 어렵다고요. 아니, 하기 싫은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괴로움은 오늘에 족하다니요? 어제와 똑같은 고민과 괴로움이 오늘 있고, 오늘의 괴로움과 고민이 내일의 문제인데 오늘로 족하다니요? 그랬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쳇.


 믿음이 부족한거다. 아니,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필요 없다고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와닿지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구한다. "저를 떠나세요. 저는 죄인입니다." 그런데 안떠나신다. 상처난 손으로, 꼭 부여잡고 끌어안으신다. 놓지를 않으신다. 차라리 맘몬을 섬겨 부요하게 되었으면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게 꼭 붙들고 놔주지를 않으신다. 어쩌겠는가? 내 힘으로 안되면 부질없이 용쓰고 돌아보지 말고 그냥 그 품에 포옥 안겨야지.


 마치 어린아이가 포대기에서 빠져나와 떨어지려 용을 쓰지만, 어미는 오히려 떨어지지 않게 포대기 끈을 조이고, 꽉 붙들고 있는 모습이다. 거기서 나오려 몸부림치는 아이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지 딴에는 나오면 갑갑하지 않고 편할 듯 싶지만 아직 제 힘으로 할 수 있는게 얼마나 있다고.... 그냥 엄마 품에 안겨 편안히 쉬면 그만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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