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 비유 (마 21:33~46)

포도원 비유

(마 21:33~46)

 두 아들의 비유를 통해 세례요한의 외침을 듣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은 제사장들과 장로들을 꾸짖으신 예수님은 이어 포도원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다.

 포도원 주인이 농부들에게 포도원을 맡겨두고 다른 나라에 갔다가 열매를 거둘 즈음해서 하인들을 보내 열매를 받아오게 하였다. 하지만 농부들은 그 종들을 때리고 죽였다. 주인이 다시 하인들을 더 많이 보냈지만 농부들은 여전히 종들을 죽이거나 때렸다.

 주인이 이번에는 상속자인 아들을 보냈다. 농부들이 자기 아들은 존중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농부들은 오히려 아들을 죽이면 포도밭이 영원히 자기들의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아들마저 죽여버렸다.

 이제 주인이 어떻게 할 것이가를 예수님이 묻자 제사장과 장로들은 그 농부들을 죽이고 성실하고 정직한 농부들에게 새로 밭을 맡길 것이라 대답한다.

 예수님은 이에 시편 118편의 말씀을 인용하여 건축자가 버린 돌이 오히려 건축의 기본이 되는 머릿돌이 되었다는 말씀을 기억하라 말씀하신다.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이 비유가 자신들을 가리켜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하겠다고 대답만 하고 하지 않는 큰아들, 포도원 주인이 보낸 하인과 아들을 죽인 농부들이 모두 자기들을 말함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향한 백성들의 지지가 두터운 것이 두려워 잡고 싶어도 잡지는 못하였다. 그들은 하나님 보다는 사람이 더 두려운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포도원 주인이 보낸 하인들은 아마도 선지자들, 예언자들일 것이며, 아들은 당연히 예수님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다.

 예전에는 힘들게 관주성경을 펴고, 배경주석을 펴고, 책장을 넘겨가며 뒤지고, 사전을 찾아가며 성경을 봐야 했지만 요즘은 태블릿으로, 스마트폰으로, 컴퓨터로 너무도 쉽게 훨씬 더 많은 자료와 정보들을 볼 수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도 수많은 설교와 성경공부 자료들을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이렇게 많은 말씀들이 넘쳐나는데 그 말씀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려 애쓰는가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말씀을 통해 드러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이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자료들을 찾고, 뒤지고, 베끼고 있지는 않은지...

 철모르던 시절에는 그게 꽤나 근사해 보였고, 뿌듯하기도 했었는데 어느순간 그 많은 지식들이 나를 두렵게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아는 것들이 아니며, 내 삶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더 확인시켜 주기만 할 뿐이다.

 성경공부(PBS)보다 통독과 말씀묵상이 더 유용함은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지식을 채우는 성경공부 보다는 말씀 한자락이라도 적용하고 실천하려는 묵상이 있어야겠다.

 묵상을 성경공부처럼 하지 말고, 오늘 하루 삶의 가이드가 되도록 애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