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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신뢰 (고후 7:2~16)

by 멧풀다솜 201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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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향한 비방과 오해, 그로 인해 불거진 갈등,

바울의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을 터이다.

자녀를 양육하는 심정으로, 어린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그렇게 복음을 전하고 고린도교회를 세웠는데 고린도교인들의 배신(?)에 치가 떨리지 않았을까?


그런데 바울은 자신을 대적한 사람에 대해 고린도 교인들에게 용서하고 위로하라 권한다.(2:7)

고린도교회에 대한 바울의 깊은 애정은 고린도서 전반에 걸쳐서 바울이 얼마나 끈질기게 고린도 교인들에게 권면하고, 해명하며, 설득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바울은 편지와 더불어 디도를 보내지만, 디도가 돌아와 보고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마케도니아(마게도냐)로 가다가 고린도교회에서 돌아오는 디도를 만나게 된다.

디도를 통해 좋은 소식을 들은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대해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이것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된 큰 위로임을 확신하였다.


서신으로만 교회의 소식을 주고 받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 거쳐서 듣게되다보니,

실제의 문제보다 과장되고, 부풀려져서 그것으로 바울을 낙심하게 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디도의 방문을 통해 바울은 자신이 생각했던 만큼의 문제가 아니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이 세밀하게 교회에 간섭하시고 돌보심을 확증함으로 복음에 더욱 열심을 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몇해전엔가,

학급 아이가 왜 체육수업 하지 않느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는 선생님인 나의 권한이다.

너희가 왜 수업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하느냐!

그런데 나는 평소 아이들에게 한 사회의 민주화의 척도는,

그 사회에서 권력자에 대한 비판이 얼마나 보장되고, 허용되는가로 판단할 수 있다 말해왔었다.


수업을 하는 나의 권한도 있지만,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권한도 있음을 인정해야 했던 것이다.


워낙에 책상에 앉아있기를 강요받고, 얌전함을 강요받는 요즘 아이들은,

체육수업 한시간 빠지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분노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수업을 하다 보면 종종 그런 소리를 아이들에게서 듣곤 한다.

그럴 때 마다 나는 연간교육과정시간표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한다.


너희들이 체육을 좋아하는 것은 알겠는데,

선생님 마음대로 체육을 하기 싫어서 안하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학년 초에 정해진 교과별 시간 수를 바탕으로 이렇게 연간시간표라는 것을 작성하게 되고,

여기에 근거해서 수업을 하는 것이란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주간 시간표는 그래서 '기본시간표'라고 부르는 것이지 고정시간표가 아닌거야.

학교 행사나 수련회, 수학여행 등에 관련 교과서의 관련단원을 넣다보면 시간표상의 체육수업을 줄어들게 되는거야.

또 자외선 주의보나 폭염주의보, 황사나 미세먼지 주의보 등도 체육수업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거지.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선생님은 체육수업을 교실에서 할 지, 운동장에서 할 지, 다른 교과로 대체할지를 결정해서 하는거야.


놀랍게도 아이들은 무언가 큰것을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다.

때로 귀찮고 길고 지루한 설명이지만, 아이들은 한번도 이런 정보를 접해본 적도, 설명을 들은 적도 없기에 설명을 해 주고나면 쉽게 수긍하고 알아듣는다.


바울이 고린도교인들에게 꾸준하게 자신을 설명하고, 변명하고, 납득시킨 것은,

서로의 처지를 몰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며,

바울은 감정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아니 복음적으로 대처했다.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설명했고, 기도했으며, 믿고 기다렸다.

그것이 고린도교회와 바울을 더욱 단단한 신뢰의 관계를 만들게 되었고 고린도교회는 바울의 자랑이 되었다.(12~126절)


선 자는 넘어질 것을 주의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자리로 인해 오는 권위의식, 교만 등을 경계한 것이다.

선생이니까, 아빠니까, 어른이니까, 남편이니까,

수많은 자리들이 조금만 방심하면 틈을 비집고 들어와 내 속에 웅크리고 있던 교만과 죄성과 고집을 꺼낸다.

그럴때마다 내가 보고, 생각해야 할 것은 겸손히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예수님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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