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날적이

아이들도 생각보다 수업의 효율을 원한다.

by 멧풀다솜 2020. 12. 4.
728x90

 

 

지난 주 부터 교실 속 거리두기 강화로 학생들이 짝수번호와 홀수번호 아이로 나뉘어 등교한다.

물론 학급 전체가 나오는 학교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학교처럼 분반하여 등교함이 옳다고 생각된다.

전교생의 1/3 이하 등교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교실기준이어야 하는데 눈가리고 아웅으로 전교생의 1/3 이하 등교라니 씁쓸한 노릇이다.

 

이유는 명백하다.

학급 학생을 나누어 등교시키기 위해서는 법정 수업시수에 맞춰 시간표를 짜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진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수업시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학년이야 어찌 어찌 해 볼 수 있지만, 5-6학년으로 가면 수업시수도 많은데다가 교과전담시간까지 고려하면 시간표가 심하게 엉킬 수 밖에 없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미러링수업이었다.

미러링이라 하니 뭔가 거창한 듯 싶지만, 사실 별거 아니다.

학생이 나뉘었으니 나뉜 학생들에게 거울처럼 수업을 중계하면 된다.

 

그러나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 하여야 한다.

그래서 줌을 이용해 집에 있는 아이들은 교실에 들어오고, 교실에 있는 아이들은 평소대로 교실 수업을 듣는다.

 

교사는 집에 있는 아이들과도, 교실에 있는 아이들과도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발표도 시킬 수 있으며, 쉬는시간에는 교실 아이들과 집에 있는 아이들이 서로 대화도 주고받는다.

 

미러링 수업을 위해 다소 복잡하게 짜여진 다음 주 주간학습 안내

 

이를 위해 거의 두시간을 눈알이 빠져라 시간표를 들여다보며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하여 다음 주 시간표를 만들었다. 만들어 놓은 시간표가 다소 지저분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보다 수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

 

문제는 아이들은 콘텐츠형 수업을 좋아할 듯 싶다는 것이다.

다른반처럼 집에 있는 아이들은 e학습터로 원격수업을 채우면 간단한데 우리반 아이들은 꼬박 학교와 동일한 시간대에 움직여야 하니 좋아할 리 없다 ^^

(사실 영상 틀어놓고 딴짓하는 아이들이 많을텐데 미러링수업에선 그걸 할 수 없으니 더 싫어하는게 당연하다 ㅋㅋ)

 

그런데 막상 오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게시판에 설문을 올렸더니, 미러링을 원하는 학생들이 콘텐츠형을 원하는 학생들보다 훨씬 많았다.

그리고 그 이유로 든 것이 집에서 혼자 영상을 통해 수업을 들을 때에는 솔직히 멍때리게 되고, 딴짓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의외의 결과에 놀랐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마냥 놀려고만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막상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순간이 오면 제법 상황과 취지에 맞는 생각을 해 낸다.

 

무튼, 아이들도 미러링을 원한다니 머리 쮜어 뜯으면 시간표만든 보람이 있다.

다행이다 ^^

728x90

'일상-날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대면 졸업식을 준비하며  (0) 2021.01.25
내게 너무 자랑스러운 어머니  (0) 2020.12.11
나홀로 차박 캠핑 - 천마산 히든밸리 캠핑장  (0) 2020.11.07
어머니의 우상  (0) 2020.10.31
주문진 차박  (0) 2020.10.1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