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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근심이 되었더라 (창26:34~27:14)

by 멧풀다솜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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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이 되었더라

(창 26:34~27:14)

 

 이삭과 리브가의 쌍둥이 아들 야곱과 에서.

 명확하게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는 않으나, 아마도 장남인 에서는 이삭과 리브가의 뜻대로 자라지는 못한 듯 싶다.

 사냥을 잘 하는 에서의 성정은 호방한 성정이었을 것이나, 팥죽 한그릇에 장자권을 쉽게 넘겨줄 만큼 즉흥적이기도 하다.

 오늘 본문의 첫 구절은 이러한 에서의 성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에서가 40세에 헷 족속 브에리의 딸 유딧과, 헷 족속 엘론의 딸 바스맛을 아내로 맞이하였더니

 그들 때문에 이삭과 리브가는 마음에 근심이 생기게 되었다.

 

 평생을 리브가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이삭은 성경의 여러 인물 가운데 한 명의 아내만을 유지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아버지 아브라함의 뒤를 이어 하나님의 언약을 성취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했지만, 장남인 에서는 자기 마음에 드는 이방 여자를 골라 결혼하였다.

 이것이 이삭과 리브가의 고민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삭은 그래도 장자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물려주려한다.

 에서에게 사냥을 하여 자신이 좋아하는 고기를 먹게 해서 기분 좋게 죽기 전 축복하도록 명한다.

 이 말을 들은 리브가는 이삭의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는 것을 이용하여 장자의 축복을 야곱이 물려받도록 계획한다.

 요리는 이삭의 입맛을 가장 잘 아는 자신이 할 터이니, 좋은 염소 새끼 두 마리를 가져오라 시키는 것이었다.

 

 리브가는 왜 야곱에게 축복을 주려 했을까?

 장자인 에서보다 야곱을 더 사랑하는 편애 때문이었을까?

 

 리브가의 선택은 오늘 본문의 첫 절에 그 이유가 나와있지 않나 생각되어진다.

 이방여인과 결혼하여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아가는 에서는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을 이을 자가 못 되리라 생각한 듯 싶다.

 이는 나중에 야곱에게 반드시 가나안 여자와 결혼하지 말며 야곱의 외삼촌인 라반의 딸 가운데서 골라 결혼하라 당부하는 장면에서 나타난다.

 

 아브라함이 자신이 바치려 하는 엄청난 순종을 보일 때, 같은 순종과 믿음을 보였던 이삭.

 그 이삭 조차도 두 아들을 원하는대로 키우지 못하였다.

 

 야곱과 에서가 태 속에 있을 때 하나님은 이미 큰자가 작은자를 섬길 것이라는 예언의 말씀을 주셨다.  

 그럼에도 이삭은 정작 장자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승계하려는 고집을 피운다.

 

 자신을 제물로 바치려는 아버지에게 순종하던 이삭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을 때 다소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에서가 하나님의 축복을 계승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예언을 통해서도, 에서의 평소의 품행을 통해서도 이미 드러난 사실이었음에도 이삭은 장자를 챙기려 한다.

 

 어쩌면 이삭은 장자권을 승계하는 문제는 자신의 선택이라고 여겼는지 모르겠다.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에서에게 장자의 축복을 해 주면, 에서도 정신차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갈 것이란 기대를 하였는지도 모르겠다.

 

 근심은 되었지만, 그럼에도 에서를 축복하려는 이삭의 모습.

 큰 것은 순종하기 쉽지만, 삶의 작은(?) 부분에서 이러한 고집은 너무도 쉽게 나타나지 않는가?

 

 예배보다 중요한 것이 순종이라지만, 삶의 모든 부분에서 하나님을 인식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너무도 어렵고 순종하기 힘든 말씀이다.

 주일 하루 종일 예배만 하라면, 그건 순종할 수 있겠다.

 여유가 된다면, 아프리카에 가서 선교하라 말씀하셔도 그건 순종할 수 있을 듯 싶다.

 그런데 일상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라고 한다면,

 삶의 작은 부분에서 하나님의 의를 생각하고 말씀을 원칙으로 삼아 살아가라면,

 작아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이 말씀에는 선뜻 '네, 하나님' 하고 순종하긴 어렵다.

 

 이삭의 '장자권' 같은 고집은 내게 어떤 것일까?

 끝까지 내 뜻대로 하려고 하는 부분, 내 의도대로 하려고 하는 부분,

 그것들을 찾아 하나 하나 없애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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