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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들을귀 있는자는 들을지어다 (막4:21~34)

by 멧풀다솜 2020.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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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귀 있는자는 들을지어다

(막 4:21~34)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비유로 가르치셨다. 제자들이 이를 알아듣지 못하면 따로 해석해주곤 하셨다.

 제자들이 왜 비유로 가르치시는가 묻자 들어도 듣지 못하고, 보아도 보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말씀하셨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의 나를 전파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이 정작 알아듣기 힘든 비유로 말씀하신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어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들으라 말씀하시는 것 같고, 이것이 처음엔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모습이 떠 올랐다.

 수업중에 딴짓하는 아이들을 보며, 크게 야단칠 정도가 아니면 나는 우회적으로 돌려서 표현하고는 한다. 화를 내자니 수업분위기가 망가지고, 그냥 넘어가자니 안되겠다 싶어서이다.

 내가 드는 비유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게 "꿩"비유다.

 

 사냥꾼이 꿩을 잡을 땐, 눈 밭에 콩을 던져 두었다가 꿩이 내려와 콩을 쪼면 허공에 대고 총을 쏜다.

 그럼 놀란 꿩은 머리를 눈속에 박고는 꼼짝 않는다. 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니 숨었다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종종 교실에 이런 꿩들이 있다. 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면 못본다 생각하나보다.

 

 이 말을 하면, 알아듣는 아이들은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 나서 나는 한마디 덧붙인다.

 "들을 귀 있는자는 들을지어다"

 

 평소 내 성향을 잘 아는 아이들,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는다.

 그런데 정작 들어야 할 아이들은 무슨말인지 모른다.

 정말이지 예수님의 '들을 귀 있는자는 들을지어다'는 명언중의 명언인 듯 싶다.

 

 예수님이 비유로 사람들에게 말씀하시지만,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비유를 알아듣지 않을까 싶다.

 정확히 말해 천국복음에 대해 정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듣고, 정 못알아듣겠으면 찾아와 묻기라도 하지 않을까 싶다.

 예수님이 가르치실 때 주위에 있던 바리새인, 서기관 등의 율법학자들은 자신들이 듣고자 하는 것만 들으려 하고, 보고자 하는 것만 보려 한다.

 그러니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것이리라.

 

 등불을 등잔 아래 두지 않고 등잔 위에 두니, 숨긴 것이 나타나고, 비밀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나님의 말씀의 빛이 비춰지면, 숨긴 것이 드러나고 비밀이 드러난다. 감추고 싶었던 것이 드러나고, 찾고자 했던 것이 보인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헤아릴 땐 보지 못했던 자신이 보이고,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내가 헤아림을 받으리라...

 

 농부가 뿌린 씨가 언제 자라는지 알지 못하지만, 때가 되면 싹이 나고, 이삭이 나고, 낟알이 나와 곡식이 된다.

 그리고 곡식이 익으면 농부는 추수때가 되어 곡식을 거두어들인다.

 

 겨자씨와 같은 하나님의 나라는 작고 보잘 것 없지만, 그것을 심으면 크게 자라 하늘의 새들이 둥지를 트는 정도가 된다.

 하나님의 복음은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을 마음에 받아들이고, 새기고, 그럴 때 언제 자랐는지도 모르게 크게 자라있는 것이다.

 

 말씀을 묵상하고, 성경을 읽고, 이것이 무슨 삶의 큰 변화를 만들어낼까 싶지만,

 말씀 묵상을 통해 말씀을 마음밭에 심을 때, 언제 자랐는지도 모르게 변화되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리라.

 

 조금만 바쁘면, 조금만 한가해지면, 이런 저런 이유들로, 핑계들로, 말씀묵상이 게을러지거나, 길가에 뿌린 씨 처럼 대충 읽고 넘어갈 때가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도 별 차이가 없어보일 수 있다. 하지만 씨를 심었다 하여 내일 열매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잘 심기운 씨와, 대충 흩어뿌린 씨는 추수때에 달라져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귀하게 받고, 소중히 심고, 때가 되어 열매를 맺도록,

 내 말씀생활을 하루 하루 가벼이 여기지 않으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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