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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안식일 (마 12:1~13)

by 멧풀다솜 2019.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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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다 시장기를 달래기 위해 이삭을 잘라 먹었다. 바리새인들이 이를 보고 제자들이 안식일을 어겼는데 왜 가만히 있느냐며 시비를 걸었다. 이에 예수님은 다윗이 수하들과 함께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이르렀을 때에 제사장들에게만 허용된 진설병 먹을 일화(삼상 21:1~6)를 들어 이것이 죄가 되지 않음을 말씀하신다.


 당시 바리새인들은 모세와 다윗의 행적에 대해서는 신성시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다윗의 행적을 예로 들어 예수님은 안식일이라 할 지라도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이삭을 잘라 먹은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반박하셨다.


 두번째 안식일의 문제는 병든자를 고치는 문제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예수님은 안식일에 양이 구덩이에 빠져 있다면 구해내지 않겠느냐 질문을 던지신다. 하물며 사람은 양보다 귀하니 당연히 안식일이라 할 지라도 병든자를 고치는 것이 옳다 말씀하셨다.


 안식일에는 철저하게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주장하고 이를 어기는 것에 대해 정죄하던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예수님은 이들에게 안식일의 본질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내려주셨다.


 호세아 선지자의 말(호6:6)을 인용하여 하나님은 안식일에 대한 규정이나 제사보다 자비를 원하신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안식일의 핵심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신 말이다. 안식일이 있는 이유는 하나님이 쉬었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은 쉼이 필요하지 않으신 분이심에도 왜 칠일때 되는 날에 안식을 하셨을까? 쉼이 필요한 인간을 위해서였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며,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드러내기 위해 있는 것이다. 안식일에는 노비라 할지라도 일하는 것이 엄격하게 제한되었다. 노비라 할 지라도 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쉼이 필요한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래서 하나님은 안식일을 따로이 구분하여 거룩하게 하심으로 쉼을 가지도록 하신 것이다.


 안식일에 관한 하나님의 이러한 뜻과 의미를 안다면, 당연히 안식일에 굶주리는 것 보다는 이삭을 잘라 먹는 것이 합당하며, 병자를 고치는 것이 합당할 뿐 아니라 오히려 당연히 해야 할 의무가 될 수 있다.


 예수님은 단 한번도 율법을 무시하지 않으셨다. 다만 바리새인이나 서기관, 율법학자들처럼 율법의 준행 그 자체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율법의 취지, 의미에 집중하셨을 뿐이다.


 예수님의 방식을 삶에 적용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행위 자체를 지키는 것은 쉽다. 그러나 행위를 넘어 율법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 뜻에 맞춰 지킨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행위로는 의롭다 하심을 입을 육체가 없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다. 행위로 율법이나 규정을 지키는 사람들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다른 사람을 정죄하기 쉬워지고, 스스로 의롭다 여겨지기가 쉬워진다.


 바리새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두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이다. 나름 규정을 지키는 것에 대해 엄격한 나는 그 엄격함을 나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경우가 없다 할 수 있는가?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마음으로 정죄하고 판단하지 않은가? 율법의 본질이 자비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율법으로 의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그 자비하심,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데 더 집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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