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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날적이44

내게 너무 자랑스러운 어머니 어머니는 참으로 험난한 생을 사셨다. 부모복도 없이 자라 아버지에게 시집와서 평생을 자식을 위해 헌신하며 사셨다. 철없던 시절, 나도 남자라고, 아버지에게 고상하게(?) 말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이해 안되고 살짝, 싫었던 적이 있었다. 손재주 좋고 사람 좋았던 아버지에 비해 아득 바득 살아가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크면 클수록 어머니는 내게 산보다 큰 존재였다. 조미료 없이 재료가 가진 맛 만으로 탁월한 맛을 내는 음식솜씨는 조금이라도 입에 안맞으면 먹지 않는 내 까다로운 입맛에도 최고의 음식이었고 요리였다. 아버지의 박봉과 사람 좋은 마음씨 탓에 우리 형편에 좌절될 만큼의 큰 경제적 손실 속에서도 돌이켜보면 학창시절 부족한 것 없이 자랐고 아들 둘을 번듯하게 키워내셨다. 내가 신혼때는 두 .. 2020. 12. 11.
아이들도 생각보다 수업의 효율을 원한다. 지난 주 부터 교실 속 거리두기 강화로 학생들이 짝수번호와 홀수번호 아이로 나뉘어 등교한다. 물론 학급 전체가 나오는 학교도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학교처럼 분반하여 등교함이 옳다고 생각된다. 전교생의 1/3 이하 등교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교실기준이어야 하는데 눈가리고 아웅으로 전교생의 1/3 이하 등교라니 씁쓸한 노릇이다. 이유는 명백하다. 학급 학생을 나누어 등교시키기 위해서는 법정 수업시수에 맞춰 시간표를 짜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진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수업시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학년이야 어찌 어찌 해 볼 수 있지만, 5-6학년으로 가면 수업시수도 많은데다가 교과전담시간까지 고려하면 시간표가 심하게 엉킬 수 밖에 없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미러링.. 2020. 12. 4.
나홀로 차박 캠핑 - 천마산 히든밸리 캠핑장 솔캠이란걸 한번 즐겨보고 싶었는데, 벼르고 벼르다 기회가 생겼다. 금요일 퇴근 직후 거의 학교 앞이라고 해도 될 위치에 있는 천마산 히든밸리 캠핑장으로 고기 반근과 소주 한병 사들고 고고씽~ 사실 솔캠을 계획하긴 했지만 전날까지도 갈까 말까를 망설이다 아침에야 계획해서 장을 본 것도 없고, 그렇게 급히 추진하다보니 챙겨온 것도 없다 ㅎㅎ 컵도 안챙겨서 옆텐트에서 빌렸는데, 불쌍해 보였는지 새우와 전복, 김치를 조금 가져다 주었다 ^^;; 사실, 가까운 거리에 캠핑장이 있어 이곳으로 오긴 했지만, 예전에 이곳에 왔을때의 기억은 그닥 별로였다. 여전히 화장실과 샤워장은 아주 더럽진 않지만 그저 그런 수준이다. 그래도 예전에 왔을 때 보다 사이트 규모도 제법 늘었고, 이마트나 편의점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으.. 2020. 11. 7.
어머니의 우상 어머니의 우상은 '자식'이다. 그렇게 열심히 불심을 드러내시고, 몸이 부서질 것 같아도 제사와 차례는 반드시 제대로 모시려는 그 마음의 저변에는, 그것이 자식에게 복이되고 잘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음력 9월 보름이 좋은 날이라고, 매년 이맘때면 어머니는 산소에를 찾아가신다. 그곳에는 고조할아버지 내외분과 할아버지 내외분, 그리고 큰아버지 내외분과 둘째 큰아버지까지 4개의 봉분이 있다. 문제는 그것이 원래 우리 문중땅이었는데 팔아먹은건지, 아니면 원래 남의 땅에 허락 없이 묘를 쓴건지 알순 없으나 현재는 우리 문중 땅이 아닌 버려진 야산처럼 되어 있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갈 때 마다 덩굴을 헤치고, 잔가지를 꺽어가며 길을 찾아 찾아 가야한다는 것이다. 일년에 한두번 가긴 하지만, 갈 때마다 그래서.. 2020. 10. 31.
주문진 차박 한글날과 주말이 겹친 황금연휴. 강릉의 순긋해변으로 차박을 계획하고 아침 일찍 출발했으나....역시나 고속도로에 차들이 많았다. 문제는, 그 차들이 우리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던 것.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순긋해변에 도착했으나 역시나 자리가 없었다. 사천해변으로 우회했는데.... 역시나 마찬가지, 여기저기 근처 캠핑장을 검색해 전화해 보았으나 이미 예약이 다 끝난상황. 어쩔까 망설이다 주문진 해변으로 차를 돌렸다. 주문진 주차장에 도착하니 제법 자리가 넉넉하게 있어 적당한 자리를 찾아 차박세팅을 시작하였다. 주문진에서의 오전을 보내고는 속초로 이동, 만석닭강정을 사 들고 집으로 귀환. 속초중앙시장은 코로나 여파가 없는 듯. 엄청난 인파와 차량에 깜놀했다. 점점 차박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중 ㅎㅎ 2020. 10. 10.
포천-물소리 캠핑장 모처럼 날씨 좋은 주말을 또다시 차박. 이번에 찾은 곳은 포천 물소리 캠핑장.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선택했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멀었고, 해가 다 넘어가고 나서야 도착했다. 들어가는 입구는 극한의 오프로드지만 그렇다고 못갈정도는 아니다. 도로 정비좀 해놓지...ㅡ,.ㅡ 어두컴컴한 LED바 램프 불빛 하나에 의지해서 차박세팅과 타프설치하는 동안 아내는 저녁을 준비. 그나저나 램프 주위로 어마어마한 날벌레들이 모여들더라는...ㅡ,.ㅡ (벌레 진짜 싫어) 2020. 9. 27.
양평 솔몽지 캠핑 (2020.9.11~12) 지난번 인천 실미도 차박캠핑때, 다~ 좋았는데 문제는 비. 타프가 비에 흠뻑 젖어 말리느라고 제법 고생을 했다. 생각해 보니 처음 캠핑이 뭔지도 모르고 텐트를 사서 개시를 하던 날도 비가 엄청나게 왔었고, 이후 제법 캠핑을 다니다가 조금 편해 보려고 큰 맘 먹고 구입한 루프탑 텐트를 개시하던 날도 엄청난 비가 왔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차박캠핑을 하 실미도에서도 비가 왔었다. 아이들이 크니 이제 캠핑을 따라다니지도 않고, 아내와 둘이 캠핑다니기엔 간촐(?)하게 차박캠핑이 좋기는 하다. 강릉의 순긋해변을 가려 했으나, 퇴근 무렵 비가 올 기미가 보이기에 망설이며 퇴근 했는데 아내도 장을 다 봐 놓고는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다. 일단 가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도착 예정시간이 밤9시. 무.. 2020. 9. 15.
등교개학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온라인개학 이후 #등교개학 이 조심스레 추진되는 상황입니다. 초등교사 입장에서 등교개학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문답형식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2020. 5. 1.
개한연기로인한 짜증이 폭발한다. 당초 3월 9일로 예정된 개학이 다시 2주 뒤인 23일로 미뤄지면서 이런 저런 교육행정의 탁상행정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혼란의 중심에서 지칠대로 지쳐가는건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다. 1. 교육부의 뒷통수치기 개학 추가연기 소식을 교사들은 정작 퇴근길에 알았다. 퇴근무렵 들린 뉴스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교육부의 발표가 있고 나서 학교는 공문도 받지 못했다. 공공기관인지라, 긴급명령이라도 떨어져야 뭘 할텐데 기자회견 뉴스를 보고 학교는 어찌할까 잠시 멘붕이온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그래도 코로나19 라고 하는 초 비상사태인지라, "그럴 수 있어"와 함께 "그래, 지금 상황이면 개학연기가 맞지"하며 이해했다. 수업일수 감축은 없고, 여름과 겨울방학기간을 줄여서 하는 것인지라 전체 학사.. 2020. 3. 9.
수업의 달인? 수업의 달인? 국민학교(초등학교)5학년 시절부터 초등교사를 꿈꿔왔고, 그 꿈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초등교사로 살아가고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발령을 기다리며 학원강사를 하던 시절에, 강의가 빈 시간에 사무실에서 쉬고 있는데 부원장 선생님이 따로 개별지도 하던 중학생의 영어를 봐 주다가 수업을 위해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 되자 나에게 마저 좀 봐달라 부탁했다. 부원장 선생님의 부탁이기도 하고 해서 나름 열심히 아이를 가르치고 아이를 돌려보내고 난 뒤 내가 가르치던 모습을 지켜보던 원장선생님이 씨익 웃으며 나에게 한마디 했다. "이선생, 영어 못한다고 하지 않았나? 제법 하는데?" 내 대답은 "영어 전문가는 아니지만 가르치는 전문가잖아요 ㅎㅎ" 물론, 내가 잘 아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 2019. 9. 9.
몸은 아재가 되어가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몸이 ET로 변해간다. 머리는 빠지고, 배는 볼록하게 임산부마냥 나오고, 눈은 이제 돋보기 안경이 없으면 휴대전화나 책을 읽기가 불편할 지경이다. 소위 말하는 '아재'가 되어간다 ㅡ,.ㅡ 그저 나이탓이려니, 술배다, 나잇살이다, 인격(?)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며 버텼다. 그러다가 방 한구석에 스트랩이 망가져서 쓰고 있지 않은 샤오미 Mi-Band2를 발견했다. 여전히 잘 작동하지만 스트랩이 망가져서 손목에 찰 수가 없다. 미밴드를 사용할때만 해도 하루 최소 만보 이상, 기본 만오천보 이상을 걸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측정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다 지난주 문득, 생각나서 다용도실(베란다)에 처박아 두었던 십년도 더 된 크런치 운동기구를 꺼냈다. 먼지가 뽀얀 놈을 꺼내 깨끗이 .. 2019. 8. 27.
교사가 유튜브 해도 되요? 2019. 7. 20.
학부모 민원 유감 학부모 민원 유감 지난 주. 교장선생님이 다급하게 호출을 하셨다. 교장실에 내려가보니 학부모로부터 이의제기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성(性)적인 발언 내지는 행동에 관한 것이었다. 처음 겪는 일도 아니고, 종종 듣는 소리 중 하나인지라 차분하게 어떻게 학급을 운영하였고, 그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설명드렸다. 그리고 충분히 민원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하였다. 큰일이라도 난 것 처럼 걱정하시던 교장선생님의 표정은 다소 안심하는 듯 하였지만, 그래도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절차대로 교육청에 보고하고, 자치기구를 통해 사안조사를 하여야 한다 말씀하시기에 나 역시도 그것이 당연하다 말씀드렸다. 나는 학생들과 권위적인 교사의 모습이기 보다는 친구같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교사이고 .. 2019. 6. 24.
학부모총회, 그리고 녹색어머니회 학교에는 녹색어머니회, 학부모회 등 이런 저런 학부모 단체가 존재한다. 이런 단체가 자발적 단체이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교는 어쩔 수 없이 이런 학부모 단체들을 조직하여 운영하여야만 하고, 그러다보니 학부모 총회라 불리우는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때 이런 단체를 조직하기 위해 몸살을 앓는다. 저학년 학부모들은 기쁜 마음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이런 조직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때론 학부모총회에 갔다가 마지 못해 떠 안는 경우도 생긴다. 문제는 고학년이다. 이런 생활이 매년 반복되다보면, 저학년 때 나름 의욕과 좋은 의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학부모들도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이제 그만 그 짐을 내려놓고 싶어한다. 학부모총회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안내를 받고, .. 2019. 3. 26.
스승의 날 유감 스승의날 참 싫다. 이날이, 충남의 한 고등학교RCY에서 은퇴하거나 병원에 입원중인 선생님을 찾아 위문하던 것으로 시작된 '은사의 날'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이 되었다. 6교시 무렵부터 6학년 복도엔 수업중이거나 말거나 기웃거리는 중학생들로 가득했고, 덕분에 자연 마지막 수업은 소란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을 하교시킨 뒤의 복도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각 반마다 찾아온 중학생들로 북적였고 시끄러웠다. 그리고 자연스레 아이들은 선생님과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그저 저희들끼리 놀기 위해 온 듯 했다. 심지어는 다른반이었던 아이들도 각 교실을 오가며 소란을 피운다. 아~ 제발이지 스승의날 만큼은 찾아오지 말았으면...ㅠ.ㅠ 몇해전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몇.. 2018.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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