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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생각

나는 이렇게 세월호 선장이 되어간다.

by 멧풀다솜 2020.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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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세월호 선장이 되어간다.

    


2014년 4월 15일 가시거리가 500미터 정도되는 짙은 안개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세월호의 출항을 허가했다.
그날, 유일하게 세월호만 출항하였다.

감염병 확산에 가장 취약한 구조인 학교는
유일하게 등교개학을 강행한다.
학생 칸막이를 설치한다고 안전할까?
학년별 시차등교를 한다고 안전할까?
교사를 방역책임관으로 지정한다고 안전할까?

이미 칸막이가 되어 있는 공립도서관 열람실은 감염병 확산 우려가 있으니 열 수 없고,
학교는 칸막이 등을 사용하여 감염병 예방에 최선을 다한 뒤 교실에 30명의 학생을 우겨넣으란다.

현재 내가 있는 학교에서는 출석번호 짝홀수로 나누어 13~15명씩 격일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방안을 오랜 회의 끝에 내놓았으나,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그건 안된단다.

장학사 말로는 등교+원격 병행수업이란,
전체 등교해서 1시간 정도 수업받고, 전체 돌아가서 원격으로 이어하는 식이란다.

교실에 30명이 앉아있는 단 10분도 위험하다는 사실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닌 듯 하다.

등교개학에서 학생들의 안전은 최우선은 고사하고 전혀 고려대상이 되어 있지 않다.
이런 저런 현실성 없는 지침들과 규정만 던져 놓고는 "자율"이라는 미명하에 책임소재 떠넘기기만 급급하다.

내일이면 고3이 등교에 들어간다.
교사도, 학부모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위험을 무릎쓰고,
그렇게 2014년 세월호 선장이 되어 불안하기만 한 코로나라는 안개를 헤치고 '등교개학'이라는 세월호를 출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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