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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날적이

좋은교사병

by 멧풀다솜 202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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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교사병?

 교사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병이 하나 있다. 바로 소위 말하는 '좋은교사'가 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교사가 좋은 교사인가 하는 문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교직관과 철학 등이 반영되기에 절대적인 답은 없다 할 수 있다. 문제는 '좋은교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그 마음만으로도' 이미 좋은 교사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2. 어쩔 수 없는 꼰대

 나도 나이를 먹고 보니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는 꼰대였다.

 얼마전부터 달라진 초등교사 커뮤니티의 분위기. 그것이 몹시도 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진심이나 어떻게 하면 더 잘 가르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보다는 이런 이런 환경들이 교사를 기죽게 하고, 위축되게 하고, 열심히 해 봐야 손해라는 식의 가치관 (지극~~히 내 개인적 관점으로는) 이 가득한 글들이 인기 글에 오르고 주류가 되어 있었다.

 그런 글들을 보는 내 마음은 불편하였다. '아! 이것이 소위 말하는 MZ세대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과 적어도 교직관에 대한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열정은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가도, 그런 생각 자체가 꼰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직이라는 것이 노동자와 성직자라는 양면성을 지니고는 있지만, MZ세대들의 철저한 직업으로의 교사관이 마냥 틀린것 만은 아니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희생도 감수하지 않으려는 그 마음은 이미 50대가 되어버린 나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꼰대이다.

 

3. 변하지 않는 아이들

 올해 참 힘든 아이들을 맡았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우리반이 10명 이라는 것.

 강의식 수업에 최적화(?) 되어있던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만났고, 그래서 답답하고, 힘들고, 짜증이 났다. 어떻게 해도 변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변할 의지조차 없어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답답하고 속이 상했다. 적어도 수업만큼은 자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4. 나 역시 변하지 않았다.

 그러다 생각했다. 나 역시 변하지 않았다.

 이전의 30명 가까운 아이들을 가르칠 땐 나와 코드가 맞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위로를 얻고, 반대로 나와 코드가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면서는 못본 척 눈을 감았던 것이다. 그것을 나는 애써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1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한해살이를 해 보니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더라는 것이었다.

 내가 해 보지 않던 수업 모형들을 적용해 볼 생각도, 의지도 없었다. 여전히 나는 '좋은 교사' 라는 자기암시에 빠져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잘 하고 있는 것이고, 그걸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은 너무 힘든 아이들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변해야 하는데 나 역시 그것이 힘들고 어렵고, 하기 싫다.

 내가 이러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나보다 더 변하기 싫고, 힘들고, 어려운게 아이들인 것을....

 

5.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건 숙제다.

 이제껏 한번도 해 보지 않았던 것들,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 모두 동원해 봐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에 대해 실망하고 힘든건 힘든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동원해봐야하지 않을까?

 그것이 설령 내가 정말 하기 싫은 방법들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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