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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마7:1~12)

by 멧풀다솜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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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에게 날카로운 비난을 쏟아내며 정죄하는 사람은 그 이면에 자신은 그렇지 않고 옳다는 심리가 작용되어 있다.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는 처사는 종교적 열정이 있는 집단, 특히나 교회 내에서 많이 발견된다. 예수님의 제자들 사회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리고 혹시라도 누군가 그런 일을 저지른다면 하나님의 최후 심판에서 동일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1~2절)

 

 교회 안에 얼마나 많은 비판, 비난, 정죄, 혐오가 넘쳐나는가? 어느 해 인가? 당시 내가 출석하던 제법 큰 대형교회에서 주일 아침에 여전도회 주관으로 장터 비슷한 행사를 했다. 그 수익금으로 무언가 구제사업을 한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그 행사를 교회 1층 로비에서 진행하는 바람에 예배를 위해 출입하는 사람들의 불편이 있었다. 당시 어린아이 둘을 데리고 있던 나로서는 그것이 더없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그런 행사는 예배 출입에 지장이 없는 곳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그런데 당시 젊었던 나는 제법 날 선 비판의 어조로 비판을 했었고, 그 밑의 댓글로 수많은 비판이 이어졌다.

 

 사실, 그 글을 올리면서 예상은 했었다. 참으로 많은 댓글들이 교회 안에서 봉사 한 번이라도 해 봤느냐? 그런 식으로 수고하시는 분들의 사기를 꺾어야 하겠냐 등등 날 선 비난들이 쏟아졌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어떤 중년의 남자와 마주쳤는데 몸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순간적으로 나는 인상을 확 구기며 속으로 '인간아~ 그러고 싶냐?' 하면서 욕을 했다. 그 순간 '아차!' 싶었다. 그 생각을 하는 순간 울며 성전 안으로 들어가는 과부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직업의 특성, 그리고 내 성향상 이런저런 잘못들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경향이 내게 제법 있다. 오늘 본문은 이런 나의 모습을 경고하고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흠은 보면서 내 흠은 보지 못하고 (3절) 권고와 비판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그저 바리새인처럼 나는 저들과 다르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예수님의 복음은 그 마음 중심에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마음을 열지 않은 채 거기에 오로지 적개심을 품고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예수님은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곳에서는 오히려 신을 털고 떠날 것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막 6:11) 굳이 그 사람들과 논쟁을 해 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마음으로, 비판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고 진주를 돼지에게 주는 것과 다름없다. (6절)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적용해야 한다. 내가 개가 될 수도 있고, 돼지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복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말씀 앞에 겸손한 모습으로 서서 그 말씀을 받아들이고 삶에서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나를 먼저 돌아보아야 하겠다.

 

 다른 사람을 향해 날 선 비난으로 자신의 의나 행위를 정당화시키기보다는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 옳다. 그래서 예수님은 구하고, 찾고, 두드리라 말씀하신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가 간절히 구하기만 하면 주신다는 말씀은 아니다. 하나님은 원하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반드시 주신다고 말씀하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가 간절히 구하는 것보다 그 기도를 통해 우리에게 보다 좋은 것, 하나님의 뜻에 합한 것으로 응답하신다. (11절) 간절한 기도는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구하지만, 하나님의 응답을 통하여 진정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하나님이 내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깨닫고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는지...

 

 결국 예수님은 다른 사람을 비판함으로 자신들의 의를 드러내려던 당시 바리새인, 서기관, 제사장들을 경계하시며 그리스도인은 그러한 태도로 높임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대접하고 섬기는데서 하나님에 의해 높임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태도가 모든 율법과 선지자들의 가르침의 본질임을 말씀하신다. (12절)

 

 나는 참으로 인정욕구가 많은 사람이다. 학부모에게 인정받고 싶고,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동료교사,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데 정작 하나님께 인정받고자 구하고, 찾고, 두드리는 간절함이 내게 있던가? 하나님이 인정하시면 다른 사람의 인정은 어떠하든 의미가 없는 것일진대 여전히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고 사람을 바라보는 내 삶의 태도를 바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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