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마7:21~29)

 

 거짓 선지자를 경고하시며 열매로 나무를 안다 말씀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제 산상수훈의 결론으로 들어선다.

 예수님은 이제 종말 심판을 경고하시며 다시 한번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삶'을 강조하신다.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행2:21), 사람이 마음으로 믿어 의에 이르고 입으로 시인하여 구원에 이르느니라(롬10:10) 하였으나 이것을 잘 못 이해하여 생길 법한 오해를 겨냥하신 것이다. 또한 열매로 그 사람을 안다 하였으나 이 역시 성령의 힘으로 예언을 하고 귀신을 쫓으며 기적을 행한다 하여 그 사람이 하나님의 뜻대로 살았다고 볼 수는 없음을 경고하시는 것이다. (22~23절)

 

 예수님의 이러한 가르침은 산상수훈 초반부의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5:20)' 하신 가르침과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6:10)' 기도하라던 가르침을 회상시킨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하나님의 뜻대로 살며 하나님의 의를 구하는 삶'이다.

 

 이러한 삶을 사는 사람은 반석 위에 세운 집과 같아 어떠한 시련에도 쓰러지지 않으며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은 겉으로는 멀쩡해 보일 수 있으나 비가 내리거나 물이 넘치게 되면 금방 무너져 버린다. 집을 지을 때 기초는 매우 중요하다. 건물을 세우는 공사 현장을 보면 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단단한 땅인데도 절대 그냥 그 땅 위에 건물을 세우는 법은 없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과도할 정도로 땅을 파 내고 그 위에 단단한 콘크리트를 부어 굳힌 뒤에 기둥을 세우고 골조를 세워 건물을 짓는다. 그래야 건물이 기울거나 무너지지 않고 튼튼하게 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24절)

 신앙의 기초는 '말씀'이 아니다. 말씀은 누구에게나 전해지고 누구에게나 들려진다. 신앙의 기초는 '실천'이다. 말씀을 듣기만 해서는, 묵상을 한다고 하여, 성경공부를 한다고 하여 그 사람의 신앙의 기초가 단단해 지는 것은 아니다. 묵상의 꽃은 '적용과 나눔'이다. 묵상을 통해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내 삶에 적용하여 실천해 보고, 그것을 다른 공동체와 함께 나누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가는 것. 그것이 묵상의 본질이다. 묵상을 하지만 적용이 없다면 단순한 성경공부에 지나지 않으며, 나눔이 없다면 혹여 잘 못 적용된 부분들을 깨닫지 못하게 되고 동일한 말씀이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의 처지와 형편에 맞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묵상을 하면 늘 어렵다. 말씀대로 실천하는 삶이 그리 만만하지 않기에... 이렇게 온라인에 묵상글을 올리고 나누면 그럴 듯 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그저 겉으로 보이는 집의 모습일 뿐, 보이지 않는 집의 기초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바닷가를 여행할 때 보면 바다 전망이 잘 보이는 해변, 모래사장 같은 곳에 세워져 있는 숙박업소나 카페들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모래 위에 지은' 것 같지만 그 건물의 기초 역시 땅을 깊이 파고 콘크리트로 기초를 단단히 다졌을 것이다. 기초는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 그래서 예수님은 '주여 주여' 외치는 자도,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을 하고 귀신을 쫓아내며 권능을 행하였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경고하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