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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라반의 집을 떠나다 (창 31:17~35)

by 멧풀다솜 202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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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반의 집을 떠나다

(창 31:17~35)

 

 야곱은 드디어 라반의 집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자신의 외삼촌이자 장인인 라반이 쉽게 놓아주지 않으리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들과 아내를 낙타에 태우고, 자신의 소유가 된 모든 양떼와 염소떼를 가지고 아버지 이삭이 살고 있는 고향 가나안으로 출발한다.

 그런데 길을 나서기 전, 야곱의 아내 라헬은 아버지 라반이 양털을 깍기 위해 집을 나선 틈을 타 아버지의 우상(드라빔-작은 신상)을 훔친다.

 

 라헬은 어째서 아버지의 우상을 훔쳤을까?

 야곱은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었고,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다. 그런 그의 아내가 우상을 가지고 집을 나서려 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야곱이 길을 떠난 지 삼일이 지나서야 라반은 야곱이 가나안으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고 급히 사람들을 모아 뒤를 쫓아 7일만에 야곱에게 이르렀다.

 라반은 야곱을 추궁하였다.

 

 "왜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전쟁 포로잡듯 잡아 도망가느냐?

  내게 미리 말을 하였다면, 내 기꺼이 축복하며 보냈을 것을 내 딸들과 손주들에게 이별인사조차 못하게 하였는가?

  내 자네를 해칠수도 있었네만, 지난 밤 꿈에 자네 아버지의 하나님이 내게 나타나셔서 시비를 걸지 말라 하셔서 참는것일세.

  자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야 이해가 되지만, 내 드라빔은 왜 가져갔는가?"

 

 라반의 이 말은 사실 맞지가 않다.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되었던 야곱을 받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야곱으로 인해 재산이 불어나고 번성해지자 욕심이 생긴 라반은 자신의 두 딸을 핑계로 14년을 무임금으로 야곱을 부려먹었다.

 야곱이 품삯을 요구했을 때에도 마지못해 선심쓰듯 허락했지만, 얼룩지고 점이 있는 양과 염소만 가지겠다는 야곱의 말에 동의하고, 혹여라도 야곱의 재산이 불어날까 염려하여 자신의 아들들을 시켜 야곱의 양떼와 자신의 양떼 사이를 사흘길이나 떨어뜨린 뒤 점이 있고 얼룩진 양과 염소를 자신의 아들들에게 맡겼다. 새로 태어난 것 중에서만 가져가라 해 놓고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었다.

 이런 라반이 야곱이 집을 떠난다 할 때 순순히 보내줄리가 없다.

 하나님은 이런 라반을 아시기에 라반의 꿈에서 나타나 야곱에게 시비를 가리지 말라 하신 것이다.

 

 야곱이 라반에게 대답한다.

 

 "장인어른이 제가 떠난다고 하면 제 아내, 장인어른의 딸들은 데리고 가지 못하게 할까봐 급히 말씀도 드리지 않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장인어른의 드라빔을 가져갔다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혹여라도 제 일행 중 누구든 장인어른의 드라빔을 가지고 있다면, 그게 누가 되었든 죽여도 좋습니다.

  여기 제 짐과 사람들이 다 있고, 장인어른의 사람들도 있으니 한번 찾아보시고, 발견되면 도로 가져가십시오"

 

 야곱은 자신의 아내 라헬이 라반의 드라빔을 가져간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상황이 급박하게 되자 라헬은 급히 자신이 타고 있는 낙타의 안장 밑에 드라빔을 숨겨두었다. 라반은 야곱의 장막들을 샅샅이 뒤졌으나 드라빔을 찾지 못했다.

 라헬이 라반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죄송해요. 제가 낙타에 앉아있다고 해서 무례하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제가 지금 생리중이라 일어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라반은 드라빔을 찾지 못하였다.

 

 비록 라헬이 아버지 라반의 우상을 훔친 것이 하나님 앞에 큰 죄이기는 하지만, 하나님은 또한 공의의 하나님이시다.

 어쩌면 라헬의 이러한 태도가 훗날 라헬의 아들 요셉의 험난한 여정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어쨌든 야곱은 라헬의 범죄를 알지 못했기에 라반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다. 아마도 라반의 말을 통해 하나님이 여전히 자신과 함께 하심을 또다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도망치듯 길을 떠났다가 따라잡혔지만 야곱의 태도는 도망자의 태도가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도망치듯 나왔지만,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장인인 라반 앞에서 당당했다. 잘못한 것이 없기 떄문이다.

 

 나는 과연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야곱처럼 당당할 수 있을까?

 하나님이 동행하심을 믿는다 하여, 만사형통만을 바랄수는 없다. 성경은 결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야곱같은 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하나님이 변호하실 수 있도록 내 삶에 충실하고, 사람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한다.

 그러한 삶의 태도를 견지할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내게 주어진 일에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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