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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QT)

봄날의 사랑 (아 2:8~17)

by 멧풀다솜 2019.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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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사랑

(아 2:8~17)


 아가서를 묵상하면서는, 이 뛰어난 문학적 표현과 아름다운 내용들을 현대적으로 의역하여 시로 다시 써 보고 싶은 욕심이 든다. ^^


 아가서는 중의적(重義的)표현의 정수와도 같다.

 잠언이나 전도서도 그렇지만 특히나 아가서를 읽다보면, 솔로몬이 하나님께 기도하여 얻은 그 지혜가 너무나도 극명하게 나타나는 듯 하다.


 아가서는 남여의 사랑을 아름답고도 노골적(?)으로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를 통해 하나님과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인간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깨닫는 좋은 거울은 둘이면서 하나인 부부관계이며, 조건 없이 사랑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다.


 그래서 부부의 사랑에 대해, 하나님이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시는지에 대해 묵상하기에 더 없이 좋은 이상적인 교재가 아가서 이기도 하다.


 아가서는 지나치게 거룩(?)하게 해석하며 읽어서도 안되고, 지나치게 외설(?)적으로 바라보아도 안된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서 남자와 여자를 통해 한 몸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살피며, 동시에 그 관계를 통해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내 사랑의 목소리로다

 그가 산에서 달려오며 언덕을 넘어오네

 

 그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과도 같도다

 담장 밖에 서서 창살 사이로 기웃거리며 엿보네


 여자는 그토록 애타게 찾아 헤매는 연인을 발견하고는 그가 자신에게로 마주 뛰어오는 모습을 가벼우면서도 경쾌한 노루와 사슴에 비유한다.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며 맘껏 표현하며 노래한다.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자야

 일어나 함께 가자

 

 겨울 지나 비도 그치고

 땅에는 꽃 피며 새들의 노래소리

 비둘기의 짝을 찾는 소리


 무화과에 열매가 익어가며

 포도나무 꽃 향기가 퍼지니

 내 사랑, 내 어여쁜자여

 일어나 함께 가자

 


 남자 역시 그녀를 "내 사랑, 나의 어여쁜 자"로 표현하며 함께 가자 노래한다.

 사랑에 눈 먼 연인들에게는 모든 이유가 함께 할 이유가 된다.


 겨울이 지났으니, 봄이 되었으니, 꽃이 피니까, 새들이 노래하니까, 비둘기가 짝짓기를 위해 노래하니까, 무화과 열매가 익어가니까, 포도나무에 꽃이 피니까......


 모든 자연의 당연한 변화들을 그들이 사랑하며 함께 할 이유들로 바꾸어 버리는게 사랑이다.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랑할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사람을, 나를 사랑하시는 것에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은 온통 나를 향해 움직이며 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마음은 바로 그러한 마음인 것이다. 



 바위 틈 은밀한 곳에 숨은 나의 비둘기

 내게 너의 얼굴을 보여주오

 너의 소리를 들려주오

 너의 목소리는 달콤하며

 너의 얼굴은 아름답도다



 남자가 노래한다.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얼굴을 보여달라고....

 하나님은 이토록 애절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자, 우리의 얼굴을 보고자 애원하시는데. 나는 얼마나 하나님께 기도를 통해 내 목소리를 전달하며, 하나님께 나아가는지.....



 여우를 잡으세요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를 잡으세요

 우리 포도원에 꽃이 피고 싹이 나기 시작합니다



 여인은 남자의 애원에 화답하듯 노래한다. 여우를 잡아달라고, 나의 포도원은 이제 '우리'의 포도원이 되었으니 지켜달라 요청한다.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는 비록 여우의 새끼에 불과하지만 사랑하는 남여를 훼방하기에는 충분하다. 함께 있는 작은 순간도 아쉬운 연인들은 여우때문에 포도원을 지키고 보수해야 하는 일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작은 여우...그 여우가 하나님과 사람의 사이를 갈라 놓는다. 온전히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작은 여우를 잡아야 한다.



 내 사랑은 나의 것

 나는 내 사랑의 것

 백합꽃 밭에서 양떼를 먹이는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날은 저물고 땅거미 지기 전

 내게로 돌아오라

 마음껏 뛰노는 벧엘산 노루처럼

 어린 수사슴처럼



 이제 너와 나의 구분은 없고 "나는 네 안에, 너는 내 안에" 있는 아름답고도 신비한 관계로 접어들게 된다. 서로의 존재를 주장하기 보다 서로가 서로에게 속하였다 고백하며 날이 저물기 까지 함께 뛰어노는 노루와 어린 수사슴처럼 함께 하자 요청한다.


 아가서는 특별한 해석이나 적용을 끌어내려 애쓰기 보다는,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연인관계를 통해 보여주는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을 느끼는 것이 필요한 듯 보여진다.


 그냥 그대로,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를 통해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내가 어떻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아내를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묵상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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